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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1-15 08: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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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료전지 세계 중심 ‘눈앞’



▲ 김정헌 한국타이어 Proactive Lab장.

2014년 7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 대기업이 미국 연료전지 산업을 대표하는 리딩기업 중 하나를 전격 인수했다.

두산(주)에 인수된 클리어엣지파워사는 2003년 설립된 기업으로 1960년대 아폴로 우주선용 연료전지를 개발하며 50여년간 연료전지 기술을 축적해 온 미국의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사를 2013년에 흡수합병한 회사다.

연료전지 산업역사의 한 획이 될 우리 국적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소식을 듣고 필자는 두가지 측면에서 놀라움을 느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 연료전지 산업의 약진이다. 약 30년간의 연료전지 기술개발 역사 속에서 크고 작은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도, 연약한 어린 싹들이 어느덧 자라나 있듯이, 이제는 세계적인 리딩기업을 자신 있게 인수할 수 있을 정도의 연료전지 관련 인프라와 기반기술이 형성되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져 기술자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두 번째는 미국의 연료전지 산업에 대한 무심함이다. 우주선용 연료전지를 개발했고, 50여년간 연료전지 기술개발에 약 1억달러의 미 정부예산을 사용해 주요 원천기술들을 다수 보유한 대표적인 연료전지 기업이 외국 기업에 인수된 사건은 연료전지 산업이 유망하지 않다고 바라보는 미 국민의 정서를 느끼게 해주어 씁쓸한 심정이다.

미국 내에서 연료전지 산업미래가 유망하게 여겨진다면 원할한 투자가 이뤄져 미 국적기업이 외국 업체에 인수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번 한국기업의 미국 연료전지 업체 인수로 인해, 우리나라 연료전지 기술 및 산업 역량이 크게 제고된 점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무적이다.

기술용어를 사용해 설명하면, 기존의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C) 및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에 더해서 인산형연료전지(PAFC)까지 확보함으로써 세계 연료전지 산업 주도권을 우리 기업들이 쥘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이 네 가지 타입의 연료전지는 산업화 성장 초기단계를 지나고 있는, 상용화에 성공한 연료전지들이므로, 이 연료전지들의 성능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연료전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성능 및 가격 경쟁력이 소재·부품 경쟁력으로부터 비롯됨은 명백하다. 약 30년간의 우리나라 연료전지 기술개발 역사는 1985년 정부 산하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 주도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전력연구원 공동연구과제에서 시작됐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겪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중단 없는 기술개발, 실증, 보급 및 인력양성 사업 등이 이뤄 온 점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9년에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설립되면서 에너지관리공단은 보급사업을 전담하고, 평가원은 기술개발 및 실증 사업을 도맡게 됐다. 특히 기술개발사업의 전주기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PD제도가 도입되면서, 연료전지 PD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과 부품 기술개발 및 실증 사업들이 연료전지 타입별로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질 수 있게 됐다.



PAFC기술 확보, 연료전지 주도권 기회

국산 연료전지 부품 공급체계 구축 必



국가적인 차원에서 연료전지 부품 기술개발사업이 진행돼 상용화까지 성공한 한 예를 들면 고분자연료전지용 양산형 분리판이 있다.

탄소복합체 분리판은 한국타이어(주)에서, 금속재 분리판은 현대하이스코(주)에서 각각의 국책사업으로 기획, 개발되어져, 전자는 가정용 및 중소형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후자는 자동차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적용되어져 국가 연료전지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분리판은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가장 많은 수량이 장착되는 연료전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부품이다. 셀 스택 구성 부품의 하나로, 1kW급 가정용 연료전지의 경우 70여장, 100kW급 자동차용 연료전지에는 700여장, 400kW급 중대형 건물용 연료전지 대당 약 1,500장이 장착된다.

분리판은 셀 스택에 연료와 공기를 공급하고, 전극반응으로 해리된 전자를 이동시켜 일을 하게하며, 생성된 물을 원할히 배출시키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므로, 고 전기/열전도도, 내부식성, 고강도, 내가스투과도 등의 특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더불어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어져야 하므로, 적용 가능한 분리판 소재는 저렴할 뿐 아니라 대량생산에 용이해야 한다.

탄소복합체와 금속 박판은 각각 몰딩(molding)과 스탬핑(stamping) 공정으로 원하는 형태로의 빠른 성형이 가능하므로 분리판 양산 공정기술 개발에 적용돼 왔다. 탄소복합체는 장수명(長壽命), 금속 박판은 경박단소(經薄短小)의 차별적 장점을 가지므로 전자는 건물용, 후자는 자동차용 연료전지 분리판 소재로 개발되어졌다.

최근 국내외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정책에 힘입어 중대형 건물용이나 대규모 발전용으로 수요가 증대하고 있는 인산형 연료전지의 경우에는 아직 양산형 분리판 제조기술이 국내에 없다.

약 200℃의 고온, 93%의 강 인산 전기화학적 환경에서 10년의 내구 수명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술인데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최대면적의 고분자연료전지 분리판 대비 약 4배의 면적으로 분리판 성형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적 차원에서 인산형 연료전지 분리판 기술개발 사업이 기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공급체계 구축이 속히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분리판 외에도 촉매, 맴브레인, MEA(분리막전극접합체), 개질기, 펌프류, 블로어류 및 전력변환기 등 기타 연료전지 부품들에 대한 개발사업이 타입별, 용량별로 진행돼 왔다.

성공적인 기술개발 및 상용화 사례도 많이 있어 왔지만, 기술개발에 참여했던 기업들 중 연료전지 산업 성장이 느려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게 된 경우들도 더러 있어 왔다. 국산 연료전지 시스템의 해외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공급체계 구축을 가속화 시켜 나가야 하는 현 시점에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 연료전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현 시점은 관련 산업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이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런 환경변화의 시점에 최근 국회 주도로 ‘연료전지 토론회’, ‘연료전지산업 활성화 포럼’ 등 관련 정책세미나들이 활발히 개최되는 등 산업화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연료전지 분야에서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이뤄 온 성공들은 더욱 큰 결실로 이뤄지고, 어쩔 수 없이 겪어 왔던 실패들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소중한 경험으로 활용돼 우리나라 연료전지 산업이 지속적으로 활성화 돼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해 국가 연료전지 기술개발사업 개시 30주년이 되는 2016년에는 전 세계 구석구석에서 연료전지 산업화를 주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눈부신 활약들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연료전지 업계에 종사하는 한 기술인으로서 필자도 미약하게나마 최선의 노력으로 연료전지 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해 본다.

▲ 3∼20kW급 연료전지용 복합체 분리판.

▲ 고분자연료전지 적용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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