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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2-19 17: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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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힌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 최태호 중부大 한국어학과 교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1492년 8월3일 항해를 시작해 같은 해 10월12일에 현재의 바하마 제도에 있는 산살바도르섬(추정)에 도착하며 처음으로 아메리카대륙에 첫발을 디뎠다.

미국과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일부 국가에서는 이 날을 아메리카를 발견한 날이라 해 매년 10월12일을 콜럼버스의 날로 정해 기념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10월의 두 번째 월요일을 국경일로 정해 신대륙 미국의 건국과 번영에 헌신한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공헌에 감사하고,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를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사 수업을 통해 미국을 발견한 사람은 당연히 콜럼버스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미국에 당도하기 전부터 그곳에는 원주민이 살고 있었고, 그들이 상륙한 이래 1억명에 달하던 원주민들이 30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서양인들이 원주민들을 탄압하고 학살한 결과이다.

한국의 교육에서 굳이 미국을 발견한 사람이 콜럼버스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관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원래부터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는데 서양인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미국을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일 따름이다. 그는 결국 침략자 내지 원주민 학살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로 바꿔 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에서 콜럼버스를 미국의 발견자라고 배워야할 필요가 있는가? 이러한 교육관은 현실에 비일비재하다.

율곡이 어디 사람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강릉’ 사람이라고 답한다. 신사임당에 관한 글이 교과서에 들어 있고, 그곳에서 태어났고, 그곳에 율곡기념관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 사람이고 덕수 이씨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많다. 사임당의 시각으로 율곡이 보기 때문에 이런 오류가 난다.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은 유럽 중심 시각

다른 관점으로 세상 바라보는 눈 키워야


화랑도 마찬가지다. 교과서에 나오는 화랑이 모두 군인인 것처럼 잘못인식하고 있다. 관창, 원술랑, 유신, 사다함 등 군인 같은 화랑만 교과서에 열거되어 있다.

‘산수를 두루 다니며 놀아 도의를 닦고, 풍류를 즐기는 풍류도인들’이라고 하면 의아해 한다. 군사문화의 시각으로 화랑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화랑은 청소년 수양단체며 종교적 직능도 강했다. ‘화랭이 새끼’라는 욕이 있다. ‘화랑의 자식’이라는 뜻이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무당의 자식’이라는 말이다.

필자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많이 하던 욕 중의 하나다. 소설 ‘화랑의 후예’도 무당의 자녀들 이야기임을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각을 바로 해야 한다. 역사를 바로 보아야 한다. 애벌레의 눈으로 보면 늘 배춧잎만 보일 따름이지만 나비의 눈으로 보면 멋진 세상의 꿀이 보인다.

애벌레와 나비는 같은 개체이지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남들이 콜럼버스라고 할 때 인디언들이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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