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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1-05 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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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31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린 제주 실증단지 착공식. 지난 8월31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린 제주 실증단지 착공식

‘2030년 서울에 사는 권양은 기상시간에 맞춰놓은 LED조명이 켜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다. 출근 전에 아파트 지하에 충전시켜 놓은 전기자동차 충전요금을 인홈디스플레이(IHD)로 계산한다.
 
차의 배터리를 생각해 고품질의 충전용 전기를 사용해 요금이 비쌌지만 전기 공급자와 미리 계약해놔 그리 비싸진 않다. 다음번엔 고품질 전기에 대한 공급량을 조금 더 늘려 계약하든가 신재생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예전에 부모님들은 전기를 주는 대로 쓰고 많이 쓰면 요금이 급격히 많이 올랐다는데 놀라운 일이다. 많이 사면 깎아 주는게 정상 아닌가.

출근하면서 스마트 미터기로부터 받은 정보를 나타내주는 IHD로 각 가전제품이 사용하는 전력을 최적화에 맞춰 놓고 나온다. 냉난방은 LOW전기로, 가전제품은 Medium전기를 사용하게 만들고 피크요금제가 적용될 경우엔 최대한 전기를 적게 쓰도록.

운전 중 디스플레이로 전기차의 배터리를 체크해보니 장거리 운행을 해선지 배터리용량이 다 떨어져간다. 가까운 충전소에 들러 배터리를 교체한다. 미리 배터리 임대사업자와 계약을 해놔서 충전된 배터리를 끼기만 하면 된다. 충전해도 5분이면 충분하지만.

회사의 빌딩은 BIPV와 연료전지로 냉난방을 모두 해결한다. 저탄소 빌딩이므로 탄소배출권을 내다 팔아 수익을 얻고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에너지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받아 남는 에너지도 비싸게 팔겠단다. 집에 돌아오는 길, 지능형 교통망 덕분에 상습정체 구간은 없어졌다.

휴대폰을 꺼내 집안의 센서를 통해 별다른 사항은 없는지 확인하고 난방을 켜둔다. 세탁기는 전력 계약량이 남아 있으니 주말에 돌려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된 미래사회를 소비자 입장에서 상상해 봤지만 이미 실현돼가고 있는 것들이다. 전력와 IT의 융합으로 합리적인 에너지 사용을 넘어 스마트그리드는 ‘제2의 인터넷혁명’, ‘에너지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생활과 산업을 바꿀 인프라로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과 같이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를 이용해 서로 소통하게 됨은 물론, 배터리, 가전기기,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LED 등 기존산업 발전과 전력 도·소매·재판매 사업, 에너지 컨설턴팅, 종합 전력솔루션사업, 자동차충전사업, 그리드 통신·네트워크 사업 등 신규사업을 이끌어 내는 인프라가 될 것이다.

스마트그리드는 방대한 관련 산업의 이해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므로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이제 시작 단계를 밟고 있어 부정적 견해들도 제기된다. 그러나 세계 여러 국가들은 스마트그리드를 시작하고 있고 이러한 흐름에 우리나라도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나설 준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세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80% 이상을 배출하는 주요 17개국이 모여 개최한 MEF 회의 결과 우리나라는 ‘세상을 바꿀 7개의 전환기술’ 중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선도국가로 활동하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민간분야의 의견수렴,스마트그리드 표준정립, 해외진출 지원을 맡은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가, 8월에는 스마트그리드사업을 총괄관리하는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이 각각 출범했다. 특히 8월에는 제주 구좌읍일대에 세계 최초·최고규모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 착공식이 열렸고 42개월간스마트그리드 관련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조밀한 국토, 우수한 전력·통신망을 보유함은 물론 자동차, 반도체, IT분야, 중공업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서 스마트그리드구축에 좋은 환경을 두루 갖췄다. 이번 제주 실증단지에서 스마트그리드 기술 상용화와 수출 산업화 기반을 마련해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에 이어 스마트그리드는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신성장동력으로 나아갈 것이다.

▲ 스마트그리드의 특징(자료: KPX). 스마트그리드의 특징(자료: KPX)

△스마트그리드란 무엇인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는 전력, IT, 신재생에너지, 가전기기 등 여러 산업과 연관이 깊은 만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운 점을 갖고 있다.

미국의 Modern Grid Intitative는 스마트그리드를 ‘최신의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전력망의 운영 상태를 상시 진단하며 전력망의 문제를 스스로 인지하고 치유하며 최고의 전력품질을 상시 공급할 수 있도록 전력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시키는 자동화된 능력을 지닌 지능형 전력 시스템’으로 정의를 내렸다.

우리나라의 지식경제부는 ‘국가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적용해 다양한 전력정보를 생산·유통하고 이 정보를 활용해 전력계통 운영을 효율화, 최적화 시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산업을 이끌어온 한국전력은 전력망에 초점을 맞춰 ‘산업화 시대에 구축된 발전, 송변전, 배전설비를 용이하게 해 CO2배출 감축과 계통운전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력 계통망’을 스마트그리드라고 부른다.

전력계통운영 기관인 전력거래소는 이를 ‘전력기술과 IT기술을 융합한 디지털 지능화전력망으로서 에너지의 생산, 수송,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개방하고 소비자가 반응·협력하는 신에너지시스템’으로 규정짓는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는 각각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에 따라 계통망에서 시스템까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기존보다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진화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스마트그리드로 발전, 송전, 배전, 소비에 이르는 전력망의 신뢰성, 효율성, 안정성을 꾀하고 전력의 생산·소비 정보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움직이면서 에너지 효율이 최적화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시스템의 진화에서 더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관리산업 등 고부가가치 사업이 창출되는 기본 인프라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

▲ 스마트그리드 개념도. 스마트그리드 개념도

△스마트그리드는 제2의 대운하사업이다?

지난달 열린 지식경제위 국정감사에서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 분야에서의 대운하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실증단지 구축완료를 비롯해 2030년까지 세계최초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총 68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사업추진이 서두르는 경향이 있고 사업타당성도 부풀려졌다는 것.

그러나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전망, 각국의 움직임, 필요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2030년 세계인구는 지난 2004년보다 약 20억명 늘어날 전망이고 세계 전력수요도 2004년 1만4,000TWH에서 2030년 2만8,000TWh로 두배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는(IEA)는 2030년 스마트그리드 관련 세계 시장규모를 최소 3조달러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전력분야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BI의 최근 보고서에서도 스마트그리드의 IT기술분야(스마트미터 H/W·S/W, 스마트센서·디바이스센서, 통합커뮤니케이션 등)에서만 2014년 1,714억달러로 연평균 16%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스마트그리드는 국가, 기업, 개인에게도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

97% 이상 에너지자원을 수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 다소비국가로서 2001년에는 1991년 대비 무려 200%나 에너지소비가 늘어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에너지수입 금액은 2007년 대비 464억달러 늘어난 1,424억달러였다. 에너지 소비는 연평균 1.4%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석유, 석탄, 우라늄 등 에너지 자원가격의 급등·급락 현상으로 인한 불안정한 수급, 온실가스 감축 요구 등의 문제가 꾸준히 발생할 전망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재생에너지도 기존전력망으로는 한계를 지닌다. 정부의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 국가 전체 에너지의 11%를 신재생에너지로 보급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전력망의 신재생에너지 수용한계는 6%이며 지난 99년 풍력발전으로 인한  계통 마비로 울릉도에서 발생한 정전사고에서 풍력발전이 차지한 비율은 5%였다.

정부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국가 에너지 소비의 3% 절감(전기에너지 10%), 피크부하 6% 절감(표준원전 7기),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4,100백만톤(’06년 배출량의 7%) 감축, 화석연료 수입 감소로 인한 에너지수입 100억불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력망의 지능화로 출력이 불규칙한 신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대규모로 연결시킬 계획이다.

기업차원에서도 내수시장 창출과 수출산업화라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그리드가 필요하다.

현재는 선진국의 전력 노후설비 교체수요와 개도국 설비증설 수요에 따라 미국 45억불, 중국 1,000억불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세계시장 전망이 밝다.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마트그리드 관련 법·제도 인프라 조기 정비 및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적용으로 내수시장을 테스트 베드(Test Bed)화하고 내수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경험을 바탕으로 진출해야 승산이 있다.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구축효과로 내수시장 68조원 누적, 일자리 50만개 연인원 창출, 세계시장 점유율 30%까지 확대, 2030년 480억불 수출 달성을 예상했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개방형통합에너지시장이 조성돼 다양한 신규 사업자의 시장참여가 이뤄지게 된다. 기존의 공급자 위주의 독과점 에너지시장 체제는 시장 메커니즘 불안정, 에너지 이용효율 저하 및 과잉투자 유발이 문제 됐다. DC배전, 전기차 충전소, 배터리 리스사업 등 신규시장이 열림으로 인해 전기에너지에 의한 화석에너지 대체가 기대된다. 이를 위해 신규 사업자 시장진입 촉진을 위한 법·제도적 근거 마련, 실시간 전기요금도입 등이 요구된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통해 소비자의 에너지소비합리화와 에너지 선택권을 제고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전기(전력)시스템을 보유한 나라이면서 가장 저렴한 전기요금을 가지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지경부 자료에 의하면 2008년 1kwh당 전기요금은 89.6원으로 1984년 전기요금(67.42원)에 비해 불과 33% 상승했다. 같은기간 공공요금인 버스요금은 650% 올랐다.

그러나 원가에도 못미치는 발전원가와 300kW 이상만 사용해도 급격히 늘어나는 누진요금을 생각하면 이젠 전기는 결코 싸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해 말 원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낭비한 외화가 최소 23억 달러이며, 2007년 기준으로 300kW이상 전기를 사용하는 전체 43% 고객이 그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늘어가는 한전의 추경 예산(지난해 6,679억원), 전기사업자의 국제 신인도 하락, 납세자의 세금 부담, 누진제로 인한 고객불만 등을 생각할 때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현행 고정형요금제 및 에너지사용정보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소비자의 에너지 과소비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는 스마트미터를 통해 에너지 사용정보를 받고 에너지효율 개선을 할수 있다. 여기에 휴대폰 요금제와 같이 녹색요금제, 품질별 요금제, 에너지·통신·방송 연계 상품 등을 이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싼 전기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전기자동차 인프라 구축으로 기존의 저효율, 고비용 화석연료 구동 운송수단대신 전기차를 이용해 차량연료비를 최고 90% 절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해 전기차 확대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전은 전기차 인프라에 81억원을 투자, 내년 중 전기차에 적용될 요금체계를 마련하고 전력부하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실시간 요금제를 오는 2011년 시범실시키로 했다.

▲ 스마트그리드의 구성요소들(KPX). 스마트그리드의 구성요소들(KPX)

▲스마트그리드관련 기술들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AMI

최근 스마트그리드와 관련해 스마트미터 관련기업 주식이 급등하는 등 스마트미터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미터는 단순히 하드웨어에 불과할 뿐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은 AMI라 할 수 있다.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검침자료 기반 자원관리 시스템)란 스마트그리드의 수요 측면을 구성하며 스마트 미터를 기반으로 최종 소비자와 전력회사 사이의 전력 서비스 정보화 인프라로 소비자
의 능동적인 에너지 절감을 위한 수요반응(Demand Responce) 실현의 핵심 수단이다.

AMR(Automated Meter Reading: 자동검침, 원격검침)보다 기능이 향상된 개념으로서 AMR은 검침원이 직접 방문이 아닌 원격에서 전기사용량 산정·과금, 계기장애진단 하는 시스템이라면 AMI는 검침된 자료를 이용해 전력 생산 및 유통 기반 정보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특정 목적에 따른 시스템 구현이 아닌 수요 정보 획득·수집·가공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 지향적인 시스템이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전원을 수용하고 전력의 양방향 수요관리 및 품질안정을 도모해 전력사용 효율을 극대화함은 물론 시스템의 유연한 확장성으로 더 많은 사업기회를 창출 할 수 있다.

AMI는 현재 북미 및 EU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기술 개발 및 실증연구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시스템 및 부품 기술 조기 확보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미래형 요금제 지원 및 양방향 통신 인프라를 위한 AMI기술 개발을 목표로 올해부터 2011년까지 187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고 있다.
AMI는 지능형 전력량계(스마트미터), 소비자 수요반응기기(수요반응), 지능형 전력정보 관리시스템(MDMS), 지능형 전력서비스 네트워크(SUN) 등으로 구성된다.

지능형 전력량계(스마트 미터)는 스마트그리드 구축의 시작점인 동시에 수용가 부분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양방향 통신을 지원하고, 사용자에게 전력사용 정보를 제공, 수요반응을 통한 에너지 효율향상을 촉진하는 장치다.

이는 기존의 미터보다 좀 더 상세하게 에너지 소모량을 측정하며 원격 공급 연결·차단, 전력 품질 모니터링, AMR 및 과금에 이르는 통신수단을 통한 정보 전달 기능 등 기술 융합으로 더욱 지능화된 기능을 수행한다. 전력사용량 뿐 아니라 가스와 수도량 측정, 방범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해외의 스마트 미터 정책 및 활용은 매우 활발하다. 미국은 FERC(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가 Net Metering Smart Meterring 등 5개 분야 법령을 발표해 전력사용자의 환경보호 및 에너지효율화와 화석연료 의존도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8월 FER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스마트 미터 수요는 약 1억4,400만대 규모이며, 이를 스마트 미터 공급가로 환산했을 경우 약 10조원 시장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형 전력사들은 진보적 AMR 운영을 위해 전자식전력량계로 교체하고 있으며 자치주마다 독자적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실례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남가주 에디슨(Southern California Edlson)사는 2007년 AMI 기반의 스마트 미터 도입을 선언하고 비용절감 42%, 고객 서비스향상 14%, 안전성 강화, 인력 절감 등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SCE는 16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해 스마트그리드 프로그램에 투자 중이며 2007년에는 미국 계량기 전문업체인 아이트론의 6,550개 스마트 미터기 필드시험을 마쳤다. 올해부터는 주택 및 소규모 상업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530만개의 스마트 미터기를 설치할 예정이며 부하제어 서비스도 본격 실행할 계획이다. SCE는 아이트론과 2012년까지 400만개의 양방향 무선통신 스마트 미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텍사스 전력회사인 온코(Oncor)사도 지난해 8월 정부로부터 첨단계량기시스템 사업의 승인을 얻어 2012년까지 300만개의 스마트 미터기를 설치할 게획이며 그로부터 얻어지는 경제적인 효과는 소비자에게 다시 돌려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은 EU를 중심으로 ‘스마트 미터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EU 기후협약 실행계획 발표에 따라 2020년까지 CO2를 20~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6년 EU국가들이 사용하는 총에너지에서 가전 및 서비스 부문의 소비가 38.7%로 가장 높은 것을 고려 할 때 스마트 미터에 대한 유럽국가들의 관심은 높아 보인다. 현재 유럽의 스마트 계량기 보급수준은 전체 가정의 6% 수준으로 2012년까지 25~40% 정도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우리나라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지정된 이탈리아는 ENEL(이탈리아 전력에너지 공사)을 중심으로 스마트 미터 교체작업을 2001년부터 시작해 약 2,700만 가구의 전자식 전력량계의 도입을 완료했으며 저속 PLC(전력선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원격검침, 보안, 도전방지, 가전 임대업 등을 구현 중이다.

핀란드에서는 지난해 세계 최대의 전기측정회사인 Landis+Gry사가 약 15만가구를 위한 스마트 미터 기술을 배치할 수 있는 설비회사들과 계약을 완료했고 정부에서도 설비업체들이 2013년 말까지 전체가정의 80%까지 스마트 계량기를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프랑스 또한 PLC를 활용해 피크부하제어를 위한 에너지 관리시스템 구축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전자식 전력량계와 다양한 요금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Poitiers 지역에서는 PLC와 무선랜을 결합한 가입자 망을 통해 빌딩에너지관리 서비스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차원에서 2020년까지 총 70억 파운드를 투입해 스마트계량기(AMI)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스마트 미터(LS산전). 스마트 미터(LS산전)

국내 녹색성장위원회의 로드맵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스마트 미터를 통한 녹색·품질요금제로 2030년까지 에너지사용량 15%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12년까지 시범도시에 스마트미터기 100만개 공급을 목표로 하며 2012년~20년까지 전국 시도에 스마트미터기 1,800만개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달에 ‘전자식 전력량계 보급 추진 방안’을 통해 2020년까지 총 1조1,367억을 들여 1,800만호에 전자식 전력량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미터 국책과제를 수행 중인 LS산전은 지난 9월에 미국 AMI 통신 인프라 기업인 실버 스프링 네트웍스(SSN)와 SSN의 통신 모듈을 적용, 완전 현지화 된 스마트 미터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내도 스마트 미터의 보급과 수출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 외에 AMI를 구성하고 있는 기술인 소비자 수요반응기기(수요반응)는 빌딩, 가정 등 스마트 미터의 전력 계량 정보, 예상 요금 등 에너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자발적으로 에너지절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필수적 장치인 IHD(In Home Display)의 개발이 필요하다.

지능형 전력정보관리시스템(MDMS)은 수용가 내의 신재생 및 분산자원 전역 저장 장치 등 수요 측의 대용량 전력자원을 통합관리, 효율적인 운영ㆍ배분과 함께 신속하고 직관적인 그린에너지 정책결정을 지원 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선 수용가 및 배전설비 등의 전력 사고를 예측하거나 지원하는 고장관리시스템, 분산 전원의 발전량을 계량하는 Sub-Metering 시스템, 수용가 부하의 제어 및 과금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지능형 전력서비스 네트워크(SUN)은 전력회사의 상위시스템과 전력량계, 고객을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앞으로 스마트 그리드로 전력계통이 진화할 경우 AMI 구성요소를 포함해 스마트그리드의 통신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전력통신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에는 HAN(Home Area Network)-NAN(Neighborhood A.N)-WAN(Wide A.N) 등 지역구분에 따른 이종간 통신 체계에 대한 강력한 구조의 보안체계의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통신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통신 방식을 수용할 수 있는 표준개방형 통신망 기술개발과 통신망 자율 복구를 위한 망 관리 체계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 DAS의 개념도(한전KDN) 빨간선이 광케이블 통신선, 파란선이 배전망이다.. DAS의 개념도(한전KDN) 빨간선이 광케이블 통신선, 파란선이 배전망이다.

△스마트 계통 운영 기술
우리가 사용하는 발전-송전-배전도 100년만에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공급 측에 중점을 둔 전력산업 구조를 고객중심의 서비스로 전환시키기 위한 스마트 계통 운영 기술은 고도화된 통신 및 제어 기술을 수단으로 모든 종류의 발전기, 즉 녹색 에너지원과 분산전원을 간선망의 장벽 없이 연계시키는 기술이다.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컴퓨터나 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원거리에 산재돼 있는 배전선로용 개폐기를 조작하고, 고장구간을 자동 색출할 수 있는 전력설비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정전구간 및 정전시간을 최소화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전력설비 자동화시스템은 전력을 생산ㆍ수송ㆍ공급하는 대상설비에 따라 급전종합자동화설
비(EMS), 원방감시제어설비(SCADA), 배전자동화시스템(DAS)으로 계층구조를 이룬다.

급전종합자동화설비(EMS)는 발ㆍ변전소를 포함한 전 전력계통을 관장하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하위에 SCADA 시스템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하는 기술이다.

원방감시제어설비(SCADA)는 발전소를 제외한 송ㆍ변전설비를 관장하는 컴퓨터시스템으로 관리처 단위로 설비를 운용한다.

배전자동화시스템(DAS)은 광범위하게 산재돼 있는 배전 설비를 컴퓨터시스템을 이용하여 배전사령실에서 집중 원격 감시ㆍ제어하고 선로 고장구간 및 최적 계통전환 등 배전계통 운용업무를 현대화하는 설비다.

▲ IHD와 연결된 가전제품들(한전KDN). IHD와 연결된 가전제품들(한전KDN)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기술

문승일 서울대 교수는 배터리를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으로 꼽을 만큼 에너지 저장 기술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전기에너지는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특성 상 저장이 곤란하다. 따라서 전력을 보다 효율적이고 계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력저장장치가 필요하며 더 나아가 출력의 변화가 큰 신재생에너지를 저장장치와 연계할 경우 더 큰 효율과 경제성이 제고 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구성 요소인 스마트 전력관리시스템(PMS)이란 전력망 곳곳에 대량의 전력저장장치와 전력전자 스위치를 설치해 수요 및 분산전원의 변동성을 완충하고 유무효 전력을 제어 관리하는 장치나 시스템이다.

전력저장장치는 세계적으로 2020년 87조원, 2030년 12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시장이며 현재 우리나라의 상용화 및 생산기술 경쟁력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 동향을 보면 미국은 분산전원과 수요 변동성을 완충해 전력망의 신뢰도 개선, 전력서비스 품질 개선, 저탄소 발전 구현 등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10개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럽 또한 리튬전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안정화 및 보급 확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06년 6%에서 2020년 20%로 확대할 계획으로 이에 따른 예상 불가능한 전력공급 증가로 인해 에너지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수명 20년 리튬이온 전지 기반의 전력저장장치를 개발해 2012년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에는 건물, 주택의 그리드를 대상으로 연결하고 향후 플랜트급에 연결할 계획이다.

일본 또한 2006년 NEDO(신에너지 산업 기술 종합 개발 기구) 프로젝트를 통해 미쓰비시중공업, 엘리 파워, GS-Yuasa 등 업체별로 수백W~수 kW급 태양광 발전용 리튬전지 저장장치를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리튬전지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를 확보한 기업이 많아 특화 돼있다.

국내 2차전지 시장규모는 연평균 27%씩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 5대 전지셀 업체인 삼성 SDI는 향후 5년이내에 세계 시장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근근한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PMS 개발을 위해선 30만원/kWh의 저가격, 7년 이상의 장수명을 보장하는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배터리 등 에너지 저장 장치들이 발전하면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도 경제성을 가지고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용량 배터리가 들어가는 PHEV는 전기를 이용해 충전 및 방전이 가능해져 필요시 전력 공급 장치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충·방전 가설 장소와 방식에 관한 규명 및 방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Power Converter 등 전력제어 기술의 발전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주거 특성상 아파트 주차장을 이용해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방식을 우선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 뉴 비즈니스 기회. 뉴 비즈니스 기회

에너지 효율 증대, 다양한 관련 산업발전, 뉴 비즈니스 활성화 인프라로서 스마트그리드는 녹색성장의 핵심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스마트그리드는 개념이 방대하고 관련산업의 이해 관계, 기술복잡성, 융합 문제 등이 산재돼있다. 제주도와 같은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제 막 실험 단계에 들어간 스마트그리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는 채영진 전력거래소 과장이 제시한 스마트그리드를 위한 5가지 전제조건을 통해 살펴본다.

우선 기술분야(하드웨어/시스템)에서는 통신/전력망 구성체계, 각종 플랫폼, AMI 등에 대해 Open Architecture 설계, 모듈화 및 솔루션 개발(AMI, 전력거래, 마이크로 그리드 등), 불확실성을 예측하고 계통안정화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둘째로 스마트그리드가 21세기 최대의 인프라 혁명인 만큼 소프트웨어와 법제도에서 도입돼야 할 것이 많다.

도소매 전력시장 연계 및 실시간 가격제도(RTP, CPP) 도입과 에너지 이용정보의 소비자 소유 명확화 및 법제화, 에너지 서비스·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돼야 한다.

실제로 구글은 인터넷을 통한 파워미터라는 소프트웨어로 다양한 소스(전력회사, In-Home 장치, 최종 소비자 등)로부터 에너지 소비정보를 매 15분 단위로 전송받아 표준·비독점적 포맷으로 구글의 데이터 센터에 저장한다. 구글은 플래폼을 무료로 제공하고 AMI 기업들은 다양한 S/W를 제공하며 소비자는 파워미터를 통해 자신의 소비정보를 검색·삭제할 수 있어 에너지 이용정보 소유권 명확화, 비용절감, 소비자 선택권 강화의 이익을 누리게 된다.

제도측면에서도 전기차 관련 법규·기준이 제정돼야 한다. 지금 전기자동차는 충전인프라는 물론 법제도가 없어 일반도로위를 달릴 수 없다. 전기차 보급 확대 및 대중화 기반 구축을 위해 구매 보조금, 충전소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실시간 요금제와 DR 활성화, 스마트 그린 홈 지원 인센티브 제도의 마련은 물론 에너지 산업의 진입장벽을 완화해 전력시장을 활성화해야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전기사용을 할 수 있다.

셋째로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여러 산업과 제품이 연계되므로 발·송배전 및 계통운영, AMI, 전기차, 충전소, 배터리 표준화 또한 정립돼야한다. 북미와 유럽은 독자적으로 표준을 추진하고 있고 표준화가 초기 진행 상태임을 고려해 해외수출을 위해선 국내표준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스마트그리드 전력기술 분야의 국내외 기술표준은 IEC(국제 전기 표준 회의) 표준을 적용하고 있고 IT분야에서는 기술표준원 및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를 중심으로 표준화가 추진되고 있다.

▲ 스마트그리드를 추진 중인 각 기관들의 역할. 스마트그리드를 추진 중인 각 기관들의 역할

기술표준원은 가이드 및 세부지침을 포함해 약 1,000여 개에 달하는 규격 중 약 500여 개 규격에 대해 신규 제정을 하거나 기존 규격을 새롭게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와 연료전지, 전기자동차 등 스마트그리드 산업과 연계되는 이종 산업군의 세부 표준 규격안과 셀, 칩, 모듈을 비롯해 가정용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 등 스마트 그리드와 관계되는 해당 부품과 솔루션의 표준안도 함께 마련 중이다. 이는 오는 16일 공청회를 통해 발표되는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로드맵’을 통해 본격 추진 될 예정이다.

넷째로 개방성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의 특징 상 보안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될 만큼 예민한 사항이다.

현재까지 전력망은 폐쇄형, 단독망 운영관리로 보안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IT가 결합됨에 따라 정보통신 네트워크 기기에서 발생하고 있는 보안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우려가 높다. 고객의 프라이버시 노출, 정보 도용, 사용요금 조작은 물론, 전력시스템의 마비까지 기존 전력망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위협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문승일 교수의 지적대로 기존 전력망도 물리적, 네트워크적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오히려 해킹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존전력망에서는 내부보호 장치가 잘 마련돼 있지 않고 앞으로 더 발전할 해킹 기술에 대해 대처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새로운 국면의 기술적인 보안 대책 마련이 스마트 그리드구축과정으로부터 밀착성 있게 구현된다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이에 에너지 이용 정보 보호를 위한 AMI 보안, 스마트 그리드리드 운영·통신 보안, 전력거래 보안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 AMI 보안을 위해 스마트미터기의 보안규격 인증과 비정상 스마트미터기의 자동격리, AMI Network에 대한 전체적인 QoS 관리 등이 요구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 및 홍보 활성화도 중요하다. 스마트그리드는 20세기 인터넷 혁명과 견줄만큼 21세기 최대의 생활혁명으로서 막대한 재원과 시간이 투자되는 사업인 만큼 교육 및 홍보가 최우선돼야 한다.

특히 그동안 실시간 요금제나 양방향통신의 경험이 없었던 우리였기 때문에 단순히 홍보에 그치지 말고 정규 교육과정에 에너지 절약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해 스마트그리드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번 제주 스마트그리드실증단지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내에 스마트그리드 기술들이 적용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발전한 전기가 스마트 송·배전시스템을 통해 가정으로 전달되며 소비자는 IHD와 스마트미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받는 전력정보를 가지고 전기를 선택해 사용하고 도로에는 전기자동차가 다니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진정한 녹색 성장을 느끼고 나아가 무궁무진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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