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수소연합이 주관한 ‘수소경제 민간투자 지속·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수소경제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 투자를 촉진할 정책 기반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목소리가 제기됐다. 기업들은 높은 수소 생산 비용과 불확실한 정책 환경이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청정수소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수소경제포럼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수소경제 민간투자 지속·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수소연합이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는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수소경제의 역할이 확대되는 가운데 민간의 장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정책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기업의 투자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행사에는 이종배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 의원, 정태호 공동대표 의원을 비롯해 정부·산업계·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박덕열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열산업정책관이 참석했으며, 산업계에서는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종배 공동대표 의원은 개회사에서 “최근 국제 정세 불안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 속에서 수소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업이 10년, 20년을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과 제도적 기반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소산업이 정체 구간에 머물지 않도록 정책 신호와 투자 환경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호 공동대표 의원도 “대외 환경 변화와 국내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민간 투자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입법으로 연결해 안정적인 산업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소사업법 제정 등 관련 제도 정비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회 차원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환영사를 맡은 정석진 한국수소연합 사무총장은 “글로벌 수소 산업은 현재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주요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확대와 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민간의 투자 확대가 맞물릴 때 우리 수소산업도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 발표 세션에서는 ‘수소경제 민간투자 확대, 왜 지금인가’를 주제로 산업 현장의 시각이 공유됐다. △정기석 삼성물산 건설부문 상무 △이승준 두산퓨얼셀 상무 △홍인철 포스코홀딩스 그룹장 △이인아 현대자동차 상무가 각각 발표자로 나서 수소 생산·활용·수요 산업 측면에서 투자 전략과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정기석 삼성물산 상무는 글로벌 수소 프로젝트 동향을 설명하며 “전 세계적으로 100MW급 이상 수전해 설비가 5개 이상 가동 중이고 46개 프로젝트가 건설 중이며 446개의 수소 프로젝트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수전해 설비와 EPC 역량, 밸류체인을 동시에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국내에서도 대규모 수소 생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며 울진 원전을 활용한 ‘핑크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는 “울진에서 생산한 수소를 포항·울산 산업단지에 공급하고, 서해 영광 지역에서는 약 1GW 규모 수소 생산을 시작으로 여수·광양 산업단지 공급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소사업법 제정 △수소 생산 투자 조세특례 △수소특화단지 지정 △수소 생산용 전력 공급계획 반영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준 두산퓨얼셀 상무는 국내 수소 연료전지 산업 성장과 투자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국내 연료전지 설치 규모는 2017년 250MW 수준에서 2023년 약 1,062MW 규모로 약 325% 성장했다”며 “두산퓨얼셀은 익산 연료전지 공장과 군산 SOFC 공장 구축 등 약 5000억 원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연료전지 국산화율은 약 98%, SOFC 기술도 72%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다만 “2026년 수소연료전지 입찰시장(HPS) 규모와 일정이 아직 고시되지 않아 기업 투자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책 일관성과 시장 신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인철 포스코홀딩스 그룹장은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에서 수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는 지난해 기준 약 7,0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는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10.3%에 해당한다”며 철강 산업의 탈탄소 중요성을 설명했다. 포스코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공법을 통해 탄소 배출을 기존 대비 약 2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약 8,146억 원 규모의 30만 평 실증 플랜트를 구축하고 있으며 2030년 기술 검증, 2037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홍 그룹장은 “2040년경에는 연간 최대 60만 톤의 청정수소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약 4GW 규모의 무탄소 전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무탄소 전력 공급 확대와 수소 인프라 구축 등 정책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인아 현대자동차 상무는 수소 산업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1GW 규모 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하면 연간 약 14만 톤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고 이는 원유 약 520만 배럴 수입을 대체하는 규모”라며 약 6,100억 원의 에너지 수입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소 활용을 통해 연간 약 220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수소 관련 연구개발과 인프라 등에 약 2조4000억 원을 투자해 왔으며,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수소 산업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이 상무는 “2026년부터 약 9조 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200MW급 수전해 설비 등을 포함한 ‘AI 수소 시티’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2027년 착공, 2029년 1차 완공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청정수소 인증 기준과 투자 인센티브 제도가 명확하지 않아 대규모 투자 추진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세액공제와 생산 보조금 등 정책 지원 필요성을 설명했다.
발표하는 기업들 공통적으로 수소산업에 거는 기대와 가치를 강조하며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 △정부의 일관된 정책으로 산업투자·기술개발 유도와 기업의 기술개발 및 에너지 산업기여의 선순환 구조 형성 △초기 대규모·경쟁력 있는 청정수소 수요·공급을 위한 원전수소 활용 정책지원 △청정수소를 사용한 산업·기업의 시장참여 유인할 수 있는 수요정책 및 인센티브제도 설계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패널토론에서는 ‘수소경제 민간투자 지속·확대를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다양한 정책 과제가 논의됐다.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수소경제 민간투자 지속·확대를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권혁수 에너지산업진흥원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 이재훈 한국청정수소진흥연구원 사무국장, 반상우 미래에셋증권 본부장, 김우철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등이 참여해 정책·산업·금융 관점에서 투자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김우철 교수는 “수소 산업이 아직 본격적인 시장 궤도에 오르지 못했지만,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수전해 수소 생산비가 1kg당 약 1만7000원 수준으로, 약 7000원 수준의 그레이수소와 큰 격차가 있다며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해 정부가 일정 수준의 수요를 보장하고 가격 차이를 보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산 초기에는 kg당 약 7000원 수준의 생산 세액공제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반상우 본부장은 금융 관점에서 수소 산업은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선례가 부족해 민간 금융이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일본 LNG 산업 사례처럼 장기 계약과 차액정산제도(CfD) 등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주는 정책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발전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수소 활용 분야에도 금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훈 사무국장은 수소 산업이 에너지·산업 원료·전방 산업을 포괄하는 거대한 산업임에도 최근 기업 투자 위축과 사업 철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실증 사업조차 높은 전력비용 등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해 인허가·운영 등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수소 생산·저장·운송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녹영 센터장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기회로 보는 비율이 한때 증가했지만 최근 다시 감소하는 추세라며, 가장 큰 이유로 투자 리스크와 정책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수소 산업 역시 선도기업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수소 생산·수입·저장·운송과 수요를 포함한 공급망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생산 지원을 위한 세제나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덕열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열산업정책관 국장은 정부의 청정수소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수전해 기술 연구개발(R&D)과 실증사업을 지속 지원하고 청정수소 시장 형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청정수소 발전 확대를 위한 ‘청정수소 발전 차액지원제도’와 발전 입찰시장 운영을 언급하며 “발전 입찰시장은 청정수소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 판매·사용 확대를 위한 의무화 제도와 세액공제 등 정책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원전 기반 수소와 그린수소 등 다양한 생산 방식 지원을 통해 국내 청정수소 생산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