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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1-06 17: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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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시장 재도약,

공정개발·고객 맞춤 서비스 강화 달렸다



지난 1987년 미국 3D시스템즈의 창업자인 척 헐(Chuk Hull)이 상용화 3D프린터인 ‘SLA-1’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3D프린팅은 30세 ‘이립(而立)’을 맞이하게 됐다. 이립이란 말은 공자가 서른 살에 자립했다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적층가공(AM) 방식의 일종으로 시제품제작에 사용되던 3D프린팅도 그간 수많은 기술개발과 관련 기업의 진출로 발전을 거듭해 이젠 제조업 공구, 부품 및 완제품 제작 수준까지 발전했다. 특히 2013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와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산·학·연·관은 물론 일반인들도 주목하는 미래기술로 도약하게 됐다.

1980년대 집집마다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던 시절, 당시 200만원에 달하던 고가의 전자제품이 국내에 빠르게 보급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를 대상으로 아이들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는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3D프린터도 마찬가지로 원하는 모든 것을 직접 삼차원으로 출력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 공공기관, 학교, 연구소, 병원 등은 물론 개인들도 비싼 3D프린터를 사서 연구하고 제품화하는데 이용했다.

이에 특허가 풀린 FFF(Fused Filament Fabrication) 방식 3D프린터를 시작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장비 생산에 나섰고 레이저로 금속소재를 녹여 적층하는 PBF, DED 방식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도 센트롤, 인스텍, 윈포시스 등 수개나 탄생했다. 이들은 외국산 대비 낮은 장비가격과 새로운 기능 탑재로 어느 정도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또한 스트라타시스, 3D시스템즈 등 세계적인 3D프린팅 솔루션 기업들도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리셀러들을 모집해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3D프린팅 시장이 자립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지금까지 국내 3D프린팅 시장 형성을 주도한 것은 ‘제조혁신지원센터’. ‘3D프린팅 지원센터’ 등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 및 기관들이었다. 그러나 구축이 어느정도 완료된데다 정부가 중복 장비구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예산을 줄이고 심사도 엄격히 하고 있어 앞으로 B2G 시장성장은 한계가 있고 수주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관련 R&D도 때늦은 장비개발이 많았고 적은 예산에 각 정부부처간 통일도 안되고 산발적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향후 국내 3D프린팅 업계의 생존은 B2B, B2C 시장을 어떻게 확대할 것이냐에 달려있다. 이에 본지는 이를 고민하고 있는 3D프린팅 업계와의 그간 취재내용을 토대로 발전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수요자가 원하는 기술과 제품 개발이 우선

2016년 GE가 세계적인 금속 3D프린팅 기업인 독일 컨셉레이저와 스웨덴 Arcam을 약 1조5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소식은 3D프린팅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번 인수는 GE Aviation과 프랑스의 사프란 에어크래프트 엔진이 공동개발한 LEAP 제트엔진에 들어가는 연료노즐을 3D프린팅을 통해 적층제조하는데 있어 더 많은 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LEAP 제트엔진에는 20개의 연료노즐이 들어가는데 GE Aviation은 2020년까지 적층제조를 통해 최대 4만개 이상 생산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GE는 향후 10년간 3D프린터를 약 1천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3D프린팅이 대량부품 생산에도 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3D프린팅이 가지고 있는 적층제조라는 기술의 가치가 기존 절삭가공 등의 원가경쟁력 보다 우위임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rcam이나 컨셉레이저의 금속 3D프린터는 대당 몇 억을 호가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팔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 기업들은 고객이 원하는 모양을 출력하기 위한 소재의 형상과 물성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쌓았으며 이를 차별화해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3D시스템즈코리아 백소령 본부장은 “3D프린팅 선두기업들은 장비개발에 앞서 수요처의 니즈와 공략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또한 열변형 등을 고려한 최적화 설계와 기계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비싸도 팔릴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에 스마트화가 진행되면서 3D프린팅을 어떻게 제조공정에 적용시킬 것이냐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각 기업의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1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Messe 전시관에서 개최된 FORMNEXT 전시회에서는 3D프린팅 ‘공정 융복합’, ‘자동화 공정’이 주요 이슈였다. 컨셉레이저는 실제 제품을 생산하는 적층제조공정에 최적화된 금속 3D프린팅 장비와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 장비들은 모듈화돼 있으며 금속 분말모듈 탈착, 사용, 교환이 모두 자동화를 통해 후공정까지 단계별로 한번에 작업이 가능하다. 3D시스템즈는 로봇이 SLA 방식으로 제품을 출력하고 후처리까지 일괄 자동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선보였다. 기존 3D프린터와 달리 층(레이어)으로 겹겹이 쌓아 적층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빠른 출력속도를 자랑한다. 스트라타시스는 로봇으로 FDM방식을 통해 부품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인피니트-빌드 3D 데몬스트레이터’를 개발해 보잉, 포드와 상용화를 논의 중이다.



생산성 높이는 솔루션·최적화된 맞춤 장비 및 서비스 필수

교육 통한 인재육성, 대학·전문서비스사 등 신수요 발굴 나서야



■ 고객에 신뢰받는 제품 이미지 구축 중요

이제 3D프린팅이 만능기계가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보급 초기 일부 3D프린터들은 완전하지 않는 성능에도 불구하고 만능기계의 힘을 빌려 판매됐고 A/S 지원도 안돼 3D프린터 자체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3D프린팅을 고객들이 어떻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 알리고 기술을 지원해야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시급하다. 백소령 3D시스템즈 본부장은 “지금도 일부 고객의 경우 장비가격 견적만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대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목적과 원하는 재질 등에 대해 먼저 상담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23일부터 시행된 ‘삼차원(3D)프린팅산업 진흥법’은 △기술개발 및 표준화 △기술 및 서비스 품질인증 △인력양성 △3D프린팅서비스사업자 신고 의무화 및 안전교육필수 등을 주요내용으로 담고 있어 3D프린팅산업의 건전한 발전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의 일환으로 미래부와 산업부는 품질인증 가이드라인(SW, 장비·소재)을 잇따라 마련 중으로 제품의 신뢰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3D프린팅 활용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3D프린팅산업이 선순환 발전하려면 기술이 가져다 주는 많은 효용을 높여야 한다. 효용이 높아지면 고객이 3D프린터를 구매하고 이를 기반으로 S/W·디자인 개발, 전문 출력소 창업 등으로 이어져 산업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각종 센터나 대학 등에 비싼 3D프린터가 구축됐지만 애석하게도 그 활용도는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3D프린팅의 효용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누가 어떻게 쓸지도 모를 장비를 구입한 경우가 많다. 또한 3D프린터도 2D프린터와 마찬가지로 출력에 필요한 소재값과 장비유지보수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고 특히 이를 전문적으로 구동한 인력도 배치돼야 하지만 장비구입 예산외에 운영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구동이 안되는 것이다. 한 외국 3D프린터 업체 리셀러 대표는 “장비 판매 이후 소재를 판매해야 매출이 지속 늘 수 있는데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들도 소재 재구매율이 무척 낮아 경영에 차질이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3D프린팅 업계는 현재 3D프린팅 장비를 사용하는 고객들에 대해 그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공급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3D시스템즈 리셀러인 한국기술의 송종하 대표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장비판매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 고객들의 생산성 향상과 빠르고 확실한 A/S 등 서비스 강화로 장비 가동률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쌓인 신뢰는 향후 실적으로 직결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자체 파이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3D프린팅 교육 및 창원지원을 적극 펼치고 있는 가톨릭관동대는 지난 11월 스트라타시스, 3D시스템즈와 ‘3D프린팅 글로벌 기업인증 교과과정 개발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는 교내에 학생 및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3D프린팅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수강생에게는 교육수료 후 이들 기업들이 인증하는 교육인증서를 발급해 취업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3D프린팅 인력양성은 물론 미래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데서 업계가 많은 관심을 두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금속 및 주물사 3D프린터 기업 센트롤은 3D프린터 장비판매에서 나아가 출력 서비스에 필요한 소재, 출력, 후가공 등 일체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지난 8월 서울 가산동 본사 인근에 적층제조 토털솔루션 제공을 위한 ‘센트롤 3D프린팅 R&D 센터’를 구축했다. 지난 10월엔 3D프린팅 전문업체인 3D파인에 주물사 3D프린터를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폴리텍대학, 부경대, 한양대 등에 산업용 3D프린터를 납품하고 교과과정을 개발, 금속 3D프린팅 관련 인재를 양성해 시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수요자 중심의 3D프린팅산업 저변확대를 위해 2016년 출범한 3D프린팅서비스협회 안영배 회장은 “의료, 국방, 우주항공 등 분야에서 실제 사용 중인 3D프린팅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관련 수요·공급 기업이 비즈니스를 창출하도록 주기적으로 ‘3D프린팅 창의메이커스 필드’를 개최하고 있다”며 “3D프린팅은 인류에 행복을 전달하면서 산업을 발전시키는 유망한 기술이니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련 업계가 사명감을 가지고 시장 확대에 함께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GE의 LEAP 제트엔진에는 3D프린팅으로 생산된 연료 노즐이 최초로 사용됐다.(사진:GE리포트) .

▲ 가톨릭관동대 백락준 4D프린팅융합연구센터 부센터장(左)과 다니엘 톰슨 스트라타시스 한국지사장이 3D프린팅 공동교육과정 개설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 3D시스템즈는 로봇이 SLA 방식으로 제품을 출력하고 후처리까지 일괄 자동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선보였다..

▲ 최근 GE가 인수해 이슈가 된 컨셉 레이저(ConceptLaser)의 적층제조공장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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