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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홍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창간 8주년 특별 인터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기계산업의 혁신은 정보통신, 소재 등 타 산업부문이 주도하지만 그 기술의 완성은 기계 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하고서는 구현해 낼 수 없다. 이에 세계 각국은 첨단 기계 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기계연구원이 일선에서 기계기술의 진보를 위해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적인 연구성과들을 속속 배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제17대 원장으로 박천홍 원장이 취임하며 조직개편을 통해 대형연구성과 창출에 힘을 기울이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8주년을 맞이해 박천홍 한국기계연구원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한국기계연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민 공감 세계 최고 기계 연구기관 도약 할 것”



■ 한국기계연구원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한국기계연구원은 1976년 기계 분야의 산업원천기술 개발과 성과확산, 신뢰성평가, 시험평가 등을 통해 국가 및 산업계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연구분야는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 △에너지기계연구본부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 △환경시스템연구본부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등 5개 연구본부와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부산레이저기술지원센터 등의 지역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는 창조적인 제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첨단 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간 친화형 제조 로봇의 핵심기술을 비롯하여 미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기존의 생산기술을 혁신하는 모바일 플랫폼 차세대 생산 기계까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에너지기계연구본부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신개념 에너지 플랜트 기술, 에너지 시스템 개발 및 청정에너지 생산 연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Post-H급 가스터빈 발전과 파일럿 규모의 초임계 CO₂ 플랜트 구축 등 미래 에너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도 진행한다. 이뿐 아니라 KOLAS(한국인정기구)로부터 국내 최초의 LNG·극저온기계 분야의 공인인증시험기관으로 인정을 받는 등 국내 기계 산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는 미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및 산업화를 위한 나노융합 핵심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노 마이크로 복합 구조체의 대량생산부터 에너지 변환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에너지 소자개발, 또 이 같은 신소재의 측정과 평가를 위한 기술도 개발한다. 또한 자연의 최적화된 나노/마이크로 구조와 기능을 모사해 기능성 표면과 고효율 센서, 바이오 3D 프린팅 등을 연구하고 있다.

환경시스템연구본부는 다양한 청정 대체 에너지원의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고도화 처리 기술과 청정 에너지원을 이용한 고효율 발전 및 수송용 엔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2020년 신기후체제 시대에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로 부상할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가스터빈 기술, 고효율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 등 환경과 에너지 플랜트의 핵심 요소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기계 시스템과 신뢰성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성을 갖춘 자기부상열차를 비롯하여 공공기술의 수요에 대응한 국방 및 우주 분야 핵심 기계기술 개발도 핵심 연구주제 중 하나다. 국내 최초로 함정 통합생존성 향상을 위한 특수 성능(충격, 진동, 소음) 해석 기술을 개발하고 기계부품과 원전기기의 신뢰성 평가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역조직인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는 첨단 의료기계 분야와 의료지원 로봇 분야를, 부산레이저기술지원센터는 동남권 기계부품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레이저 기술 산업화에 힘을 쏟고 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계연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3D 프린팅,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 한 단계 일시 도약하면서 혁명적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계연은 이미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기 이전부터 미래 신산업 기계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원천기술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인간과 로봇의 협업 환경 구축을 앞당기기 위한 자중보상 메커니즘, 인공근육 같은 기술들부터 중소기업들이 직접 기계 장비를 제작하지 않고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능과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기계설계,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 기계 시스템, 금속 3D 프린팅까지 각 연구 분야 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와 연결되는 요소들이 녹아있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미래 기계기술에 융합시키고 아우르기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금 단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아이디어들을 현장에서 실제 구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기계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ICT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핵심적인 기계 기술이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온전한 의미의 제4차 산업혁명이 이뤄진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계연은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4월 ‘4차산업혁명 R&D센터’를 출범시켰다. 주요 미션은 기계 산업과 기계기술 분야에 이런 혁명적 기술들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는 것이다. 현재 AI와 로봇 기술을 이용한 자율작업 및 제조를 위한 핵심 기술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으며, 증강현실, AI 기반 직관 설계 기술 등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계기술 및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창출하고 있다.


조직개편 통해 대형 성과 창출 매진

4차 산업혁명 대응 다양한 연구 수행



■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기계연구원이 축적한 기계 분야 핵심 기술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기계연은 제4차 산업혁명이 메가트렌드로 떠오르기 이전부터 꾸준히 관련 연구를 수행해 왔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이 이뤄졌을 때, 우리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핵심 기계기술들이다.

우선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전초 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미래 생산 환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로봇 때문에 인간이 다칠 위험을 원천적으로 없애야 한다. 로봇 스스로 자기 무게를 보상할 수 있는 메커니즘 기술을 개발하면 작은 힘으로도 구동이 가능해지고 그만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앞으로는 인간 근육 질량의 1/50로 인간과 동일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인공 근육’, 인간과 함께 일하면서도 전통적인 제조 로봇과 동일 한 수준의 작업 정밀도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존 생산 기술을 혁신할 수 있는 차세대 생산 기계의 핵심 기술도 꼽을 수 있다. 세계 최초로 공작물을 이동, 고정하고 가공할 수 있는 모바일 구동 메커니즘은 대형 공작기계의 구조를 없앨 수 있는 혁신적인 개념이다. 항공이나 우주, 선박 등 대형 부품을 가공하기 위해서는 움직이는 기계 구조에서 필요한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 관건이다. 기계연이 개발한 모바일 가공 플랫폼 핵심 기술을 적용하면 초대형 부품을 가공하는 현장의 모습이 아예 바뀌게 될 것이다.

■ 최근 기계연구원은 대형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취임 후 단행한 조직개편의 핵심은 ‘협력하는 연구문화를 통한 대형연구성과 창출’이다.

기계연은 2016년 연구자 한 사람당 기술료가 출연연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연구 개발된 기술을 성공적으로 산업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연구원이다. 하지만 산업현장을 넘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형연구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PBS’ 체제가 도입되면서 연구자들은 규모가 작더라도 단기에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이런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평가시스템이나 조직개편을 통한 추진체계에 변화를 줌으로써 보다 큰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 잘하는 한 사람의 연구자보다는 여럿이 모여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성과를 키워가는 팀 위주의 연구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그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전문적인 연구기획 및 정책 수립 및 제안, 연구지원 및 기술사업화 등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연구기획조정본부를 신설해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핵심 원천기술 중심의 중장기 연구, 국민에게 필요한 기술과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를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세계 최고의 기계기술 전문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 3월 취임할 때 세계 최고의 기계기술 전문연구기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과 함께 기계연의 경영혁신을 위해 크게 3대 전략(WISE)을 제시했다. 세계 최고의 연구그룹을 만들어 대형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위한 연구지원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첫 번째는 세계 최고의 연구그룹 육성(World First)을 위한 기반 구축이다. 기관 임무 수행 사업의 대형화·중장기화 체제를 구축하고 공모를 통해 과제를 선정·운영하는 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요사업 전담 PM제를 도입하고, 대형 중장기 원천기술 연구기반을 탄탄히 하겠다.

또한 개인성과 중심에서 그룹성과 중심으로 평가 제도를 전환해 조직단위의 협업연구를 촉진하고, 대형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우리의 연구역량을 배가시켜 나가고자 한다.

우수한 연구그룹을 육성하려면 인재가 필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기계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및 지원인력 양성을 위한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다.

미래를 대비해 육성하는 연구그룹, 성과가 우수한 연구그룹에는 신규인력을 우선 배치하고 개방형 직위인재 영입제도를 도입해 외부의 유능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연구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찾겠다.

두 번째는 대형성과 창출과 실용화 강화(Impacts)다. 기업이나 대학과 차별화된 정부 출연연구기관 고유의 기관 임무수행형 대형과제별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여 R&D 기획을 강화하고, 정부와 기업 등 수요자로부터 검증된 중장기 기술로드맵을 수립해 기계 분야의 미래 R&D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국가·산업적 문제 해결형 융합 연구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20개의 연구소 기업을 새로 설립하고 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하겠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필요하게 될 스마트 기계시스템 원천 기술 개발을 통해 3D 프린팅 기술, 인간 친화형 로봇 기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자율기계시스템 기술을 확보하여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실용적인 기술을 개발하겠다.

마지막으로 연구지원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Satisfaction), 청렴하고 깨끗한 연구기관을 만들어(Ethics) 국민에게 신뢰받는 투명한 연구기관, 자율만큼 책임을 중시하는 조직으로 만들어 갈 방침이다.

국민에게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해결사 같은 연구원으로, 산업계에는 꼭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공급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정부에는 기계 분야의 시의적절한 정책을 제안하는 싱크탱크 같은 연구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기계와 소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나는 기계 연구자로서 기계 분야의 기술 선진국들을 따라잡고 그들보다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30년간 전력을 다해왔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적인 메커니즘을 완벽히 이해하고 그보다 나은 메커니즘을 구현한다 해도 그 기술 경쟁의 끝에는 반드시 소재가 있다. 모든 기계의 완성도가 소재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세계 기술 선진국들, 특히 유럽은 2차 산업혁명 이후 100여 년 이상 소재기술 발전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그런 노력을 단숨에 따라잡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기계 연구자들은 결국 소재 기술에서 기술 경쟁이 판가름 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소재기술에 목말라 있다.

소재 산업에도 제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여러분의 손끝에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달려있다는 사명감으로 변화의 물결에 대응해주기를 바란다. 기계 연구자들도 여러분의 든든한 동료 연구자이자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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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인 기자 (jib@amenews.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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